우린 무슨 꿈이 있는가?

지난주 아침프로 5부작 인간극장은 청주시 오창읍 산수골에 위치한 400년된 고택의 주인이자 안동김씨 12대종손인 김태경(62세)씨와 아내 이재란씨(62세)가 사는 얘기였는데 재미가 쏠쏠했다.  김태경씨는 집에다 난로연구소를 차려 십여년간 열심히 시중에 값비싼 난로를 구입해 분해.조립해가며 실생활에 걸맞는 난로를 핸드메이드로 만들어 특허출원도 많이해서 이분야의 박사급이 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다. 이젠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난로연통으로 구들장을 놓고 방을 덮히는 공사도 하고 흙집의 가장 약점인 단열을 개선하기위해 난로설치를 다각도로 연구해서 자리를 잡았다.


아내 이재란씨는 아주 어린나이에 시집와 시어머니,시할머니를 모시고 눈물콧물다흘리며 시집살이를 했고 지금은 주택관리사자격증으로 아파트관리소장을 하며 주경야독으로 행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두사람은 살기 어렵고  힘들면 산골짜기에다 텐트를치고 야영을 하며 시름을 잊고 산다. 김태경씨는 청주에서 자동차공업사를 15년을 하며 틈틈히 시를 써서 시집도 냈다. 그는 아내에게 현실을 즐겁게 살다보면 즐거운 미래가 온다고 말한다. 살다보면 잘사는 남들과 비교해서 힘든것이니 현실에 만족하자는 소리를 자주한다.  꿈은 그저 꿈꿀때가 좋은것이다라고하며 하회탈같은 웃음을 짓는다.


지난주 2박3일 설악산을 다녀왔다. 어영부영 지내다보니 내나이가 70이되어 생일기념으로 울산바위를 집사람과 올랐다. 12년전 친구들 여섯이 호기좋게 설악산 희운각대피소에서 하룻밤자고 공룡능선을 오른후 간만에 왔다. 해발873m의 울산바위는 돌계단이 많아 힘들었어도 오르고나니 뭔가 성취한 느낌이 들었고 정상바위를 기대고 데크에서 60이넘은 세부부가 편안히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한분한테 학생같아 보인다고하니 좋아서 사진을 연방 찍어주었다. 바람도 안불고 따사로운 햇빛을 맞으며 권금성케이블카도 처음 타봤는데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겨울양양바다는코로나영향으로 아주 한적했고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모래사장은 깨끗했고 데크길을 길게 만들어놓아 산보하기에 좋았다. 수시로 색이 변하는 조명도 해놓아 밤바다의 운치를 더했다. 축구클럽소속인 중학생들 여섯명이 모래사장을 열심히 경쟁하며 달리기를 연습해서 물어봤더니 자기들은 장차 레알마드리드 선수로 뛰고 싶단다. 갑자기 박지성선수가 생각났다. 2002월드컵의 영웅.박지성은 평발이지만 열심히 뛰고 또 뛰어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그 어린학생들도 반드시 그 꿈을 이루리라.


호텔옆에 있는 낙산사 경내에는 수천개의 형광색리본이 매달려있는게 진풍경이이었다.  자기의 소원을 비는 수많은 글씨들이 가는 길을 멈추게 했다. 수많은 불자들이 먼길까지 찾아와서 비는 소원중 가장 많은게 가족건강,가정행복이었다.  로또1등해달라는 것도 은근히 많았다. 나라의 안정을 비는것도 많았다.

과연 이제는 우리나이에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떼돈을 벌수도 없고 과거처럼 강철체력도 돌아오지 않는다.  앞서 말한 난로를 만드는 김태경씨처럼 시꺼먼 연기에 얼굴전체에 숯댕이가 묻어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만족하며 사는 건강한 삶이 소박한 꿈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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