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를 떠올리며

우리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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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글을 다시 게시하오니 양해바랍니다.


우리나라 남자라면 고등학교와 대학, 그리고 군대와 직장에서 재미있게 야자타임을 가진 기억은 모두에게 재미있는 추억의 한 장면입니다. 그러다 심하다 싶으면 선배나 선임이 순간적으로 중지 시키고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하다가, 꼭 속 좁은 선배가 다 끝난 후에 빠따 때리고 얼차례 시킵니다. 그러나 빠따 맞는 것을 각오하고라도 시원하게 선배에게 한번 반말하여 놀리고 노래시키며, 꼴밤 때리는 야자타임 한번 하는 것이 속이 후련했던, 젊은 시절의 한 때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말로 폭발직전의 쏠쏠이의 스트레스도 풀리고 활력이 재충전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어느 정도 야자타임에서 드러난 고달픈 신참의 의견도 반영되어 같은 공동체로 낙오되지 않게 합니다. 야자타임을 한 선후배는 통상 자주 만나며, 그 추억은 평생 유지가 됩니다. 그러나 모두가 나이든 지금 선배한테 반말하고 떼쓰면 안 됩니다.


고대나 지금도 그렇지만 어디든 자그만 광장이든 느티나무 밑이든, 사람들이 연령과 관계없이 모여서 공지사항도 발표하교 교육도 시키며 공연도 합니다. (물건 거래도 합니다.)하지만 백미는 누구라도 자유로운 주제를 가지고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록상으로는 그리스의 경우 기원전 BC 5세기의 아고라 광장이 있으며, 우리는 삼국시대와 거슬러 조선왕조에서도 그런 비슷한 행위와 장소들이 여기저기 저자거리부터 자연스럽게 존재하였을 것입니다. 제도적으로는 대간제도나 신문고 그리고 상소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여행을 자주 하시는 분은 종종 그 나라의 광장에서 자유롭게 떠드는 장면을 쉽게 목격합니다. 프랑크 푸르트 뢰머 광장, 그리고 런던 하이드파크의 한쪽에 있는 스피커스코너(SPEAKERS' CORNER) 가 유명하지요. 칼 막스 그리고 레닌도 여기서 그저 아무한테나 연설을 했다고 합니다.


근세에 와서는 신문이 생기고, 현대는 광속도로 발전하여, 매스커뮤니케이션과 매스미디어는 순간에 지나가고 네트워크 세상이 되었습니다.


근세에 민족신문으로는 교과서에 나온 황성신문이 있었습니다. 주필 장지연이 을사늑약 때 쓴 사설 시일야방성대곡이(이 날에 목놓아 크게 우노라) 유명하며, 당시 바로 일제에 체포되었습니다.


그 후로 신문 검열이 강화되어 마감을 앞두고 검열에 여기저기 문귀가 걸리면 시간이 없어 활자를 거꾸로 돌려서 인쇄하여 배포하게 됩니다. 그래서 생긴 것이 벽돌신문이며, 나중에는 일부러 필자들이 벽돌 부분이 될 것을 감안하여 글을 써서, (오늘날의 신문에도 빈칸 채우기가 그대로 있습니다. )독자의 상상력으로 논지를 알아보게 했던 것입니다. 지독한 일본 경찰도 그 정도 까지는 이해하고 넘어갔다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아고라 광장은 어디에 있을까요.?


거스르는 비속어가 있거나 쌍욕이 있다면, 서로 정정을 부탁했다면 대부분 정정하였을 것입니다. 그래도 안 되면 조정의 시간을 가지고 상의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신문화의 요람이라는 배재에서 정론도 마구 지우는 행태는 일제의 경찰 보다 더 못한 행동입니다. 그것이 누구의 치부를 은닉하기 위하여 그랬다면 이런 게시판은 BC5세기 보다 이전 수준인 것입니다. 당시에도 정치가를 향해 욕하며 풍자했습니다. 우리도 사당패나, 창 그리고 가면극도 하며 풍자하였습니다.


어느 분은 게시판은 소식 전하고 좋은 일 나누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곳은 소규모 대화방 정도의 SNS 공간일 때나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동창회 홈페이지에는 이미 그러한 소식을 전하는 코너가 넘쳐 납니다. 배재소식. 동문동정. 경조사. 문화 에술 체육 여행 코너가 있습니다. 다 아시면서 그런 주장을 하시는지 진심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고라 옆에는 아크로폴리스가 있으며, 신정(제사와 정치) 그리고 군대와 경찰이 거기 있습니다. 그러나 그 권력이 아고라의 시민을 제제하지 않습니다. 아마 제제했다면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어서 폭동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우리 동문도 폭동에 가름하여 떨어져 나간 것의 원인은 아고라 광장 즉 자유게시판의 탄압이 결정적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동창회 사무국이 경찰도 아니고 군대나 정치하는 곳도 더더욱 아닙니다. 따라서 사무국의 책임자는 동창사회의 권리를 지키는데 있어서 개별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이며, 동창 전체의 위임사무를 대신하는 관리자입니다.


그리하여 사무국장은 회원의 알 권리를 보호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으로 이 권리를 침해하려는 누구의 지시도 거부해야 합니다. 아마 민사의 판단도 자유시민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 보호라는 기본권의 침해로 여겨 심정적으로 판단에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당사자의 다툼이나 명예문제는 당사자에게 맡기고, 사무국은 공정한 게시관리만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왜냐하면 게시판이 자유게시판인 것은 사무국은 멍석이나 칠판을 설치하여 놓은 것이지, 무엇을 쓸지 그리고 무엇을 깔아 놓을 것인지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판단합니다.

사무국 책임자는 이를 침해하는 권고나 부당한 지시를 거부 할 책임과 동시에 권리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중지하는 것이 혹시 모를 개인의 손해를 줄이는 길입니다.


동창회에서는 동창 모두가 자유롭게 (아가리로) 아갈아갈 아고라의 광장에서 떠드는 것을 막지 마십시오. 동창회 홈페이지의 다른 코너는 상대적으로 변화 없는 무척 일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게시판은 늘 변화가 있으며 시끄러운 곳이라서 생동감 있고, 독자가 있으며, 커뮤니티가 활성화 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패가 갈리며, 이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는 물론 어느 분야에도 있는 인간의 자연적인 속성인 것입니다. 또한 인간의 결함은 저를 포함 항상 자신만이 옳다고 믿는 불행한 속성도 있습니다. 심각한 미풍양속을 범하지 않는 한, 자유게시판의 관리자는 심판관이 될 수 없습니다.


사무국장님! 이정도 설명을 드렸으면 벽돌신문을 만들어서라도 저의 삭제한 글을 다시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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